"홀 보고 '한 손으로 퍼팅'…거리感 잡는 지름길"

입력 2019-09-19 17:38   수정 2019-09-20 00:32


프로 초년생이던 1990년대 말만 해도 대회 코스 그린이 지금처럼 그렇게 빠르지 않았어요. 지금은 3.0이 넘는 대회가 대다수지만 그때는 2.7이나 2.8만 해도 무척 빠르게 느껴지곤 했죠. 퍼팅 스트로크도 오른쪽 왼쪽 스트로크 비율을 1 대 2로 하는 긴 폴로스루가 유행했고요. 지금은 약간 임팩트 있게 톡톡 때리는 듯한 퍼팅이 눈에 띄게 많아졌답니다. 오른쪽 왼쪽 스트로크 크기가 1 대 1로 ‘좌우가 똑같은’ 대칭 퍼팅이 대세인 듯하고요. 골프 기술도 시대에 따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듯합니다.

자신감이 퍼팅의 절반

변하지 않는 건 자신감의 중요성입니다.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가 생생하게 겪어봤거든요. 입스(yips) 얘긴데요, 백스트로크까진 어찌됐든 퍼터 헤드가 잘 움직입니다. 그런데 공을 때리기 위해 다운스트로크할 때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퍼터 헤드가 말 그대로 춤을 춥니다. 마치 퍼터가 칼인 양, 무언가를 지그재그로 써는 것처럼 흔들리는 거죠. “이게 왜 이러지?” 하며 놀라지만 피할 도리가 없답니다. 동료들이 이렇게 말하곤 했죠. “지금 사시미 뜨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친했던 한 후배 프로는 “퍼터가 공에 닿는 순간 번쩍하고 번개가 쳐서 시야가 하얗게 변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1m 남짓한 거리인데도 공은 홀컵을 스치지도 못하고요.

자신감을 쌓는 건 연습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자신의 퍼팅 템포(속도)가 일정하게 잡힐 때까지는 해야 합니다. 라운드를 하러 간 골프장의 그린 속도와 자신의 퍼팅 템포가 궁합이 딱 맞았을 때 정말 신들린 듯한 퍼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저도 연습으로 입스를 극복했답니다. 하루종일 퍼팅연습만 하고도 모자라 퍼팅 매트를 호텔방에 들고 가 침대 옆에 깔아놓고 연습한 적도 있었는데, 대회장 그린에서 홀컵을 보면 퍼팅 라인이 잔디 위로 스르륵 떠오를 것처럼 길이 보이더라고요. 입스도 어느 순간 사라졌고요.

혼자 하기 좋은 퍼팅 연습법

연습법을 살짝 공개할게요. 손목을 써서 문제인 분들은 골프공을 손목과 퍼터 그립 사이에 끼워서 하면 좋습니다. 손목을 쓰면 공이 떨어지기 때문에 손목 고정 효과가 있죠. 손목을 안 쓰고 리듬감과 템포까지 좋아지는 또 다른 연습법은 손바닥 퍼팅입니다. 왼손목을 많이 쓰는 분이면 왼손바닥을 펼쳐서 퍼터 그립에 대고 퍼팅하고요, 오른손목을 많이 쓰는 분이면 오른손바닥을 펼쳐서 그립에 대고 퍼팅하면 감이 확실히 올 겁니다. 퍼팅 템포가 너무 빠르고 급하신 분들은 동전을 이용해보세요. 가벼운 10원짜리 동전을 퍼터 헤드 뒷날개 위에 올려놓고(100원짜리 이상은 무거워서 효과가 반감됨) 퍼팅하는 겁니다. 백스트로크와 다운스트로크 때는 동전이 떨어지지 않게 하고, 임팩트 때 동전이 떨어지게 스트로크하면 잘된 퍼팅입니다.

손과 팔, 어깨, 몸통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문제가 있다면 아이언 클럽을 겨드랑이에 끼고 하면 일체감이 좋아집니다. 안정된 스트로크에 필수인 ‘오각형’이 정말 잘 유지된답니다. 이게 잘되면 등 근육을 쓰는 느낌이 날 것입니다. 좋은 징조죠.

골프장에 30분 정도 일찍 가실 용의가 있다면 라운드 전 오른손 한 손으로 퍼팅연습을 해보세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이 연습을 꼭 하는데요, 거리감과 리듬, 템포가 모두 좋아진답니다. 임팩트도 부드러워지고요. 홀을 보고 해도 좋습니다. 이런 연습을 정말 다 한다면 퍼팅을 못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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